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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기업데이터 ‘블라인드 블랙리스트’ 운용”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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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06:00 입력 2020.06.23 09: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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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장이 글 올린 최소 6명 불려 추궁하고 인사 불이익”임원이 명단 작성 암시한 녹취록 입수…회사 측선 의혹 부인

“한국기업데이터 ‘블라인드 블랙리스트’ 운용”

신용평가사 한국기업데이터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렸다고 추정되는 직원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직원들을 추궁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5년 공기업으로 설립됐다가 민영화된 이 기업은 국내 최대 기업정보를 보유한 대표적인 신용평가사다.

22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회사 임원 ㄱ씨는 지난 4월27일 한 직원과 대화하면서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임원은 “블라인드 글을 누가 썼다는 자료(블랙리스트)가 나와 사장이 불러다 질책했다는 거 알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블랙리스트가 어떻게 나왔느냐 하면”이라면서 “명단을 확보한 사장님이 그 대상자들을 불러다가 ‘썼냐, 안 썼냐’고 물었다”고 했다. “(사장이) 그렇게 한 이유는 ‘(그런 글을) 좀 쓰지 말고 건전하게 하자’는 의도였다”고 했다.

사장 면담에 불려갔다는 직원 ㄴ씨는 “지난해 5월쯤 사장실에서 사장으로부터 ‘블라인드 글을 썼느냐’ ‘네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 누구냐’라는 취조를 당했다. 다른 4~5명을 언급하며 작성자를 묻기도 했다. 트라우마가 남았다”고 했다. 직원 ㄷ씨도 “지난해 4~5월쯤 사장실에 불려가 ‘블라인드에 글을 쓰는 게 누구냐’는 식으로 추궁을 당했다. 몇 사람이 불려갔다는 것만으로도 압박과 불안 등 심리적 부담이 있었다”며 “사장이 전체 직원을 모아놓고 블라인드에 회사 비방 글을 쓰지 말라는 경고성 언급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한국기업데이터 노동조합은 당시 면담에 불려간 사람이 최소 6명 이상이며, 이 중 절반이 오지 발령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임원이 직접 블랙리스트를 언급한 만큼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하다. 노조 위원장도 당선 전 사장실에 불려가 추궁을 당했다”며 “공교롭게도 블라인드 작성과 관련한 추궁을 받은 직원들은 대부분 지방 발령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대표는 “노동자들이 회사 운영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건 당연하다”며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하면 노동자들은 회사에 제안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녹취록에 등장한 임원 ㄱ씨는 블랙리스트 작성, 관련 직원 면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악의적으로 회사를 공격하기 위해 일부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 회사 비방을 하고 있다”면서도 “농담 삼아 말했을 수도 있겠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가 썼는지도 알 수 없는데 부르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기업데이터 측도 블랙리스트 의혹을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면담은 회사 생활에서 늘 있는 일이다. 특히 인사를 앞두고 면담을 하는 것은 (정상적) 절차”라며 “그 과정에서 블라인드 게시글에 관해 특정인을 추궁한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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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3,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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