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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든 살 배우, 어머니 ‘문희’는 힘이 세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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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2:17 입력 2020.09.01 22: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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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 문희’

영화 <오! 문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우 나문희가 온 힘을 다해 이끌어 가는 영화다. 치매에 걸린 오문희 할머니를 연기한 나문희는 줄에 매달리고, 높은 나무 위를 올라가며 트랙터도 직접 운전한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영화 <오! 문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우 나문희가 온 힘을 다해 이끌어 가는 영화다. 치매에 걸린 오문희 할머니를 연기한 나문희는 줄에 매달리고, 높은 나무 위를 올라가며 트랙터도 직접 운전한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올해로 만 79세, 한국 나이로 여든이 된 배우 나문희는 다른 노년 여성배우에게는 절대 없는 특출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바로 ‘힘’이다. 2006~2007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힘이 센 ‘천하장사 할머니’였고,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2007)에서는 자신을 납치한 범인들을 쥐락펴락하는 ‘국밥재벌’ 할머니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떤 역할을 맡든 나문희는 고분고분한 법이 없다. 심지어 치매에 걸려도 마찬가지다.

2일 개봉하는 <오! 문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우 나문희가 온 힘을 다해 이끌어가는 영화다. 치매로 기억과 인지능력이 깜빡깜빡하는 오문희 할머니를 연기한 나문희는 줄에 매달리고, 높은 나무 위를 올라가며, 트랙터도 직접 운전한다.

영화는 ‘신파를 섞은 코미디’라는 오랜 흥행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충청남도 금산에 사는 두원(이희준) 가족에게 불행이 닥친다. 하나뿐인 딸 보미(이진주)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맨다.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두원의 어머니 문희(나문희)뿐이다. 그러나 문희의 진술은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경찰 수사에 진전이 없자 보험회사 직원인 두원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다. 문희도 조금씩 단서를 기억해낸다. 두원은 어머니와 함께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제작사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을 표방했지만, 영화 초반부는 가족극에 훨씬 더 가깝다. 치매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 때론 코믹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보여준다.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 문희는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자책하며 목숨을 끊으려 한다. 이런 문희의 행동에 이골이 난 두원은 어머니에게 ‘죽을 테면 어디 죽어보라’고 소리치면서도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3년 전 문희의 치매가 발병한 뒤 두원의 아내는 둘째를 유산했고 결국 집을 나갔다는 가족사도 드러난다. 보미의 사고 역시 문희가 한밤중에 함께 외출을 하면서 발생했다. 두원은 문희를 원망하면서도 버릴 수가 없다. 문희 역시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결코 두원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사극은 영화 중반부터 시작한다. 문희와 아들 두원의 호흡은 ‘형사 버디무비’를 떠올릴 만큼 좋다. 두원은 시종일관 고성을 지르는데, 문희 곁에 있을 때는 그 감정이 납득이 된다. 가족단위 관객을 노리고 만든 영화답게 관객의 바람을 배신하지 않는 이야기가 끝까지 펼쳐진다. 두원이 수사를 이끄는 가운데 문희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마지막에 나오는 반전 역시 문희에게서 비롯된다.

영화는 나문희라는 배우가 지금껏 차곡차곡 쌓아온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나문희는 내복부터 겉옷, 신발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쓰던 의상을 영화로 가져와 캐릭터와의 일체감을 높였다. 이번 영화로 장편 데뷔한 정세교 감독은 “문희 역은 처음부터 나문희 선생님이 연기해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문희는 “액션을 비롯해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연기가 있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감독님을 믿고 참여했다”며 “커다란 고목나무에 올라가는 장면이나 트랙터를 모는 장면 등은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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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1, 2020 at 08:1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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