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보다 상품권 더 많이 써
택시·병원·약국에서도 받아
석 달 새 가맹점 1061곳 늘어
전통시장은 손님들로 북적
“모처럼 넉넉히 장을 봤지라”
전남 화순에서는 최근 현금보다 ‘화순사랑상품권’이 더 많이 유통된다. 주민들은 동네가게와 식당을 이용할 때는 물론이고 택시도 상품권으로 탄다. 병원과 약국에서도 상품권을 받는다.
지난 28일 5일장이 선 화순고인돌전통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빼곡한 노점과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물건을 고른 주민들이 지갑에서 꺼낸 것은 지역상품권이었다. 채소와 닭고기, 생선 등을 산 이모씨(56)는 “식구가 셋인데 지난 25일 군에서 60만원을 화순사랑상품권으로 받았다”면서 “모처럼 돈 걱정 없이 장을 봤다”며 웃었다.
화순군은 지난주부터 모든 주민에게 1인당 2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상품권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남도의 긴급생활비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은 3번째 지원금이다.
인구 6만2500여명의 화순군이 전국 최고 수준의 재난기본소득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군은 지난 5월 전남도가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한 ‘긴급생활비’에 자체 예산을 더해 지원금을 크게 늘렸다. 전남도는 가구원 수에 따라 30만~50만원을 지급했지만 화순 주민들은 50만~100만원을 받았다.
같은 달 지급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도 소진될 때가 되자 화순군은 이번에는 모든 주민에게 ‘기본소득’ 지급을 시작했다.
화순에 살고 있는 중위소득 100% 이하의 4인 가구는 280만원(도·군 생활비 100만원, 정부 지원금 100만원, 군 기본소득 80만원)을 받게 됐다.
지원금 중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된 금액만 278억원에 이르면서 지역 경기는 활력을 되찾았다.
읍내 한 식당은 4~6월 상품권 환전액이 1540만원으로 1~3월(300만원)에 비해 5배 넘게 늘었다. 치킨가게도 상품권 환전액이 1397만원에 이른다.
상품권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가맹점도 급증했다. 지난 3월 1228곳이었던 가맹점은 2289곳으로 1061곳이나 늘었다. 군 내 가입 대상 업소(3068곳)의 74%가 상품권을 받는다. 전통시장과 4개 면은 가맹점 가입률이 100%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ㄱ씨는 “손님 대부분이 화순사랑상품권을 내민다. 상품권이 없었다면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했을 것”이라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품권 사용이 소상공인 가게보다는 대형마트인 농협하나로마트로 몰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농협과 축협이 읍내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2곳의 4~6월 상품권 환전액만 31억원에 달한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군민들이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어서 전례 없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면서 “소비 활성화가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une 30, 2020 at 07:4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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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하락 견뎌낸 건 상품권 덕분이랑께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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