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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만 있는 수수께끼의 연구소?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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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넷] “이 연구가 완성되는 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

지난 6월 중순 ‘한국에만 있는 수수께끼의 연구소’라는 제목의 사진을 본 한 누리꾼 품평이다.

제주도에 있다는 한 연구원 간판 사진이다.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일자리 창출기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곳의 이름은 ‘갈치 어묵 융합 연구원’이다(위에는 작게 한방·기능성이라는 설명이 더해져 있다).

누리꾼이 주목한 건 연구원 이름에 들어가는 ‘융합’이라는 단어, 그리고 문 앞에 붙어 있는 ‘혼(魂)을 불어넣는 중’이라는 구호다.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이런 품평이 올라왔다.

“갈치+어묵+혼으로 어떤 차원 문이라도 열려나 봅니다. 위험한 연구소이군요.”

또다른 품평이다. “비싼 갈치로 어묵을 만들다니, 이건 은으로 금을 연성하는 것과 비슷한….”

아무튼 궁금하다. 저 연구원이 ‘융합’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갈치와 어묵?

어묵의 제조공정을 찾아보면 풀치라고 새끼갈치와 조기 새끼로 통하는 ‘깡치’가 주재료라고 나오긴 한다.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사진엔 아쉽게도 연락처가 없다.

포털 지도를 근거로 “옆의 PC방만 남았고 이제는 없어진 연구소”라는 주장도 나왔다. 우선 근처 주민과 연락.

“하하하. 그분요? 아직 있는데요. 제주 분은 아니고 외지 분인데 제주도 여행 몇 번 오시다가 갈치판매를 하는 것을 보시고 나름 생각하신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판로 개척에 힘들어 하시는 것 같은데….”

한 동네 주민의 전언이다. 그 역시 ‘융합’의 내용은 궁금한 눈치였다.

물어물어 이 연구원을 만든 김병수씨(62)와 연락이 닿았다.

타지 출신인 것은 맞았다.

부산에서 공직에 근무하다 주말마다 바다낚시를 다닌 경력이 40~50년에 이른다고 했다.

갈치와 문어를 많이 잡아 주위에 나눠주곤 하다가 노후 대비를 위해 어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한다.

내친김에 본격 연구와 판매를 하기 위해 제주 수협 인근에 연구원을 만들었다.

“어묵만이 아닙니다. 한약재를 섞어 4차 식품, 5차 식품을 만드는 겁니다. 스테이크나 탕수육도 만들고….”

국립수산대 출신인 김씨는 이를 위해 현재 대구 한의대에서 박사과정을 2년째 재학 중이라고 한다.

국내 유수의 식품공학 교수들의 자문도 받고 있고, 세미나와 워크숍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알리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 치자. ‘융합’은 도대체 뭘까.

“식품엔 융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긴 하지요. 일단 갈치를 취급하다 보면 갈치의 다양한 성분을 빼서 어묵에 적용시키고, 해조류를 적용시켜서 계속해보는 거죠.”

간판엔 문어와 인삼을 캐릭터화한 상표도 특허번호와 함께 게재돼 있다.

특허정보를 검색해보니 그가 냈다가 거절된 다른 상표도 있었다.

‘세계인쇄융합학술원’이라는 상표다.

특허청의 거절 사유는 “이 출원상표는 ‘세계∼∼학술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정부 기관이나 관련 단체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음”이다.

김씨는 재차 통화에서 자신이 인쇄공학과를 졸업했다며 “관련 연구자들이나 퇴직자들 그리고 단체들을 모아 다시 시도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융합’을 화두로 사업을 확장할 모양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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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5, 2020 at 06:2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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