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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4선연임 금지, 현실화 가능성 높아져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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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처럼 국회의원도 4선 연임이 금지될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서 동시에 4선 연임 금지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현실화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4선 연임 금지가 법으로 명문화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으나 여론이 서서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4선 연임 제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과거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도 현실성이 없다고 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통과됐다”면서 “통합당에서도 정강정책에 반영하기로 한 만큼 입법화될 현실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 위원장이 8월 13일 국회에서 10대 정책에 관해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 위원장이 8월 13일 국회에서 10대 정책에 관해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례대표 당선도 1선으로 계산

윤건영 의원은 지난 8월 12일 4선 연임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에 8월 13일 회부됐다. 이 법안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직전 선거까지 3회 연속 당선된 사람은 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해 놓았다. 여기에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당선을 합해 계산하도록 해놓았다. 비례대표 당선도 ‘1선’으로 계산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단, 부칙 조항에 “개정 규정은 이 법 시행 당시 국회의원인 자는 1회 당선된 것으로 본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21대 국회에서 다선 의원일지라도 21대 국회부터 적용하는 만큼 이번 국회에서 ‘1선’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하게 되면 21대 의원은 다선·초선 가리지 않고 모두 2032년까지는 의원직을 연임할 수 있다.

이 법안은 통합당에서 추진 중인 정강정책 개정 조항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당초 비례대표는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험지 등 다른 지역구로 갈 때는 예외라는 완화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정강정책개정특별위원회는 ‘무조건 4선 연임 금지’라는 원안 그대로를 8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김병민 정강정책개정특위 위원장은 정강정책 초안 발표 후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비례대표와 상관없이 4선 연임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 상관없이 4선 연임 제한이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올라간 내용 자체가 원문 그대로다”라고 답변했다.

통합당 정강정책특위의 4선 연임 금지안은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건영 의원이 낸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부칙 조항처럼 21대 국회의원 당선을 ‘1선’으로 인정해, 4선 금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통합당 정강정책특위의 4선 금지안이 소급 적용을 담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통합당 내부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당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중진 의원 측인 A씨는 “지금 각 정당에서 물갈이가 50%나 된다”면서 “굳이 물갈이를 하고 싶다면 (4선 연임 금지 말고도)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내부의 반발에 대해 김병민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찬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면서 “8월 말이나 9월 초에 입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소급 적용이 정치개혁의 의지를 퇴색시킨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내 한 관계자인 B씨는 “제대로 하려면 소급 적용 없이 4선 연임을 금지해야 하는데, 다 봐주고 지금부터 연임을 적용하겠다고 하면 국민이 꼼수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 측인 A씨는 “소급 적용을 하게 되면 다선 의원들이 아니라 오히려 초선 의원들이 불만을 갖게 된다”면서 “다선 의원들은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이제 와서 초선 의원부터 3선만 하도록 하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수도권 C의원은 “행정부의 고위 관료를 상대해야 할 입법부가 거의 초·재선 의원으로만 구성되면 어떻게 행정부 견제라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행정부 견제 논리에 윤 의원은 “3선 의원이 안 되어서 관료에 휘둘린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우선 왜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됐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 스스로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민간인 시절에 ‘내가 의원이 된다면 반드시 통과시켜 할 법안’으로 4선 연임 금지 법안을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의원이 되자마자 1호 법안으로 내놓았다”고 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윤건영 의원실 제공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윤건영 의원실 제공

■통합당도 법안 발의에 긍정적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윤 의원이 나서서 발의한 만큼 친문 세력의 시각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19대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초선 의원으로 활약한 당시 다선 의원들이 견제에 나서면서 다선 의원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윤건영 의원의 법안에는 모두 10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서명했다. 이들 대다수의 성향을 보면 윤 의원과 가까운 친문 의원들이 아니다. 윤 의원은 “가까운 의원들에게 전화로 발의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면서 “안내문만 보냈는데 의원들한테서 자발적으로 발의에 참여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친소 관계로 발의를 한 게 아니라 참여 의원이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쪽에서는 윤 의원의 법안 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김병민 위원장은 지난 8월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사실 통합당 차원에서 시작하게 되면 이게 상대 정당이 있는 거라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윤 의원이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여·야가 손을 잡고 법안을 바꾸게 되면 훨씬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 대표적인 친문 의원이 발의하고, 제1야당의 정강정책특위 위원장이 주도하지만 4선 연임 금지 법안은 앞으로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민주당 C의원은 “입법화 여부와 상관없이 입법부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는 법안이기 때문에 의원들 대다수가 이 법안에 선뜻 동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합당 중진 의원 측인 A씨는 “4선 연임 금지는 정강정책 초안에 담을 내용이 아니라 당헌당규에 담아야 할 내용”이라면서 “당헌당규에 담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 D의원은 “연임 여부는 법이 아니라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민 위원장은 8월 13일 정강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게 되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길’을 21대 국회의원들이 과연 스스로 선택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윤 의원은 “발의한 법안이 완전한 법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총의가 모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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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2, 2020 at 12:5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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