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의 '법과 질서' 전략 효과 없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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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캡처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폭력’ 이미지를 덧씌우며 ‘법과 질서’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CNN은 “여론조사기관 SSRS와의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질서’를 강조하기 전후 백인 유권자의 표심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CNN/SSRS이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11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이 51%로 트럼프 대통령(43%)을 8%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시위에서 나타난 폭력 사태를 이용해 자신만이 ‘미국의 안전을 지킬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분열’ 전략으로 보수층은 물론, 경합주가 몰려있는 중서부의 백인 유권자와 중도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CNN은 백인 유권자의 표심은 ‘법과 질서’ 강조 전략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백인 유권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바이든 후보 지지율보다 3%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같은 조사에서도 백인 유권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바이든 지지율을 4%포인트 앞서 있었다. CNN은 ‘법과 질서’ 전략이 백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크게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더힐과 해리스X가 지난달 29~31일 미 유권자 28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전국 지지율은 바이든 후보 지지율(46%)이 트럼프 대통령(40%)보다 앞섰지만 중서부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44%)은 간발의 차로 바이든 전 부통령(43%)을 앞질렀다. 지난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5%포인트 앞질렀던 것이 뒤집힌 것으로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먹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CNN은 최근 여론조사의 변화는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6년 대선 직전 여론조사에서 백인 유권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지지율보다 무려 13%포인트 앞서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숨은 중서부 백인의 표에 힘입어 당선될 수 있었다.

CNN은 트럼프 선거 캠프가 196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리처든 닉슨에 승리를 안겨준 ‘법과 질서’ 전략을 따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8년 4월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로 미 전국 100여개 도시는 폭력시위에 휩싸였고 소요사태도 이어졌다. 백인 중·상류층이었던 교외지역 주민들은 거센 폭력의 물결에 두려워하며 ‘법과 질서’를 제시한 닉슨 후보에 표를 줬다. ‘침묵하는 다수’의 마음을 움직여 32개주에서 승리해 닉슨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민심은 50여 년 전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캠프에서 ‘법과 질서’를 강조해 쉽게 표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애리조나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위스콘신주 등에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고전하고 있다. 최근 폭스뉴스 여론조사를 보면 애리조나주와 위스콘신주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에 5%포인트 앞서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47%)이 바이든 후보(46%)보다 겨우 1%포인트 앞서 있어 사실상 동률 상태다.

게다가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범죄정의시스템이 더 잘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가‘라는 질문에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를 선택한 비율이 7%포인트 앞섰다. CNN은 미 대선이 8주 가량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여론조사 추이는 바뀔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법과 질서’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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