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선수로 이례적인 두 자리 골
첫 태극마크에 영플레이어상까지
게임 속 스타 넘어 유럽 진출 꿈
“(PC) 게임에서도 이러기는 쉽지 않은데….”
‘송스타’ 송민규(21·포항)는 2020년을 돌아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송민규는 올해 토종 선수로는 이례적인 두 자릿수 득점(10골)을 쏟아내더니 생애 첫 태극마크의 꿈까지 이뤘다. 그리고 연말 시상식에선 프로 3년차로 마지막 기회였던 영플레이어상까지 품에 안았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한 해였다.
송민규는 지난 8일 포항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만나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꿈꾸던 것을 다 이룬 것은 학창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면서 “한국 공격수 중 내가 공격 포인트(16개)가 가장 많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 놀랍다”고 말했다.
사실 송민규는 프로 입단 테스트를 거쳤을 정도로 일찌감치 이름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송민규가 유명해진 계기는 게임 실력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면서 개최된 이벤트성 게임대회 ‘랜선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의 입지가 랜선 게임에서 우승했을 때처럼 급변했다. 송스타라는 애칭도 생겼다.
송민규는 “원래 훈련을 마치고 쉬거나 이동을 할 때 간간이 태블릿PC로 게임을 즐긴다”면서 “특히 선수를 육성하는 축구게임(풋볼 매니지먼트·FM)을 종종 한다. 그렇게 스페인의 말라가까지는 가봤는데…. 올해는 (현실에서) 나를 그렇게 키웠다”고 활짝 웃었다.
송민규는 자신의 성장 비결이 상상력에 있다고 말한다. 축구 선수들은 자신의 롤모델을 따라 하곤 한다. 그런데 송민규는 남들처럼 기술을 몸에 익히는 것을 넘어 ‘왜 통할까’라는 질문 속에 여러 상상을 해가며 또 한 번의 발전을 꾀했다. 송민규가 지난 7월 성남FC전에서 수비수 다리 사이로 득점을 터뜨린 두 번째 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송민규는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의 플레이를 보면 이런 득점이 많이 나온다. 골키퍼 코치님에게 왜 이런 골이 들어가는지 물어본 뒤 실제로 해봤는데 그게 통하더라”고 말했다.
송민규의 성장세는 숨겨진 재능이 노력과 맞물렸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원래 학창 시절 미드필더로 연계 플레이가 뛰어났던 그는 포항에서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기량이 탁월한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생존 경쟁을 벌였다. 송민규는 “형들은 날 보고 ‘천재형’ 선수라고 오해한다. 눈앞에서 개인 훈련을 하지 않으니 나오는 소리”라며 “사실 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선수다. 영상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그런 노력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민규는 이제 2021년 자신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궁금하다. 게임 속 송민규는 4년차에 스페인 말라가를 누비는 유럽 빅리거로 성장했다. 현실 속의 송민규는 그에 뒤질세라 한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린다. 정상 운영이 기대되는 내년에는 공격 포인트 20개가 최소한의 목표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송)민규는 체력만 조금 더 키운다면 유럽에서도 통할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송민규는 “즐기던 게임도 2021년 버전이 새로 나왔지만 얼굴도 이상하고 이름(송승주)도 달라 접었다”고 했다. “앞으로는 축구에 온 힘을 쏟아 유럽에서도 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December 13, 2020 at 07:3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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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송민규 “게임에서도 어려운 일 현실에서 다 이뤘네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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