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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직원에게 처방내역 도둑질시킨 대웅제약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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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국서 입수 후 보고 강요정보 빼내는 방법 정기적 교육도영업사원 “양심 가책” 내부고발

직원에게 처방내역 도둑질시킨 대웅제약

유명 제약회사 대웅제약이 영업사원을 동원해 병원·약국 등 거래처로부터 처방 내역 등 정보가 담긴 통계를 불법 열람·입수했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사측은 영업사원들이 들키지 않고 정보를 빼낼 수 있도록 정기 교육 프로그램까지 운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영업 방식이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 소속 영업사원 ㄱ씨는 16일 경향신문에 “회사가 영업 전략을 위해 사원들로부터 거래처의 통계를 확보해 보고할 것을 강요하고, 이를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란 ‘처방 통계(OCS)’의 줄임말로 의사가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어떤 진단을 내리고 어떤 약을 얼마나 처방했는지 등이 담긴 정보를 가리킨다.

영업사원들은 처방과 관련한 통계를 확보했고 이는 사측이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됐다고 ㄱ씨는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 신상이 담긴 정보를 볼 수 있다. 그는 “일명 ‘자판기’로 불리는 프로그램으로 통계를 분석하면 거래처에서 처방하는 타사 제품을 어떤 제품으로 대체 가능한지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전략을 세워 자사 제품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8년간 이 회사에서 일한 전 직원 ㄴ씨는 “영업 외에도 제품별 시장점유율을 확인하거나 자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 간의 비교 브로슈어를 제작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짜는 데도 이용한다”고 했다.

주기적으로 증거 인멸까지
환자 개인정보 심각한 침해

통계 빼내기에는 갖가지 방법이 동원됐다. ㄱ씨는 “(보험) 청구 대행과 홈페이지 제작 관리, 고객 관리 등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병원 컴퓨터 단말기 앞에 앉은 뒤 통계를 사진·영상으로 찍거나 다운로드받아 e메일, 클라우드 등을 통해 보고했다. 사측은 주기적으로 이 흔적을 삭제했다”고 했다.

대웅제약 측이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영업사원들에게 통계를 빼내는 기술을 익히도록 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은 사내에서 실적이 좋은 영업사원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2018년 3월 사내 교육자료에는 한 사원이 통계 확보를 통해 1년 만에 두 배 가까운 실적 올리기에 성공한 사례가 소개됐다. 자료에는 “OCS(통계) 확보? 도둑질…” “안 걸리는 루트로 리스크 최소화” 등 통계 입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문구도 있었다. ㄱ씨는 “교육은 사업부 단위로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된다”고 말했다.

불법행위를 해야 하는 영업사원들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ㄱ씨는 말했다. 그는 “고객 신뢰를 이용해 ‘도둑질’을 한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다”고 호소했다. 또 실적에 반영하는 구조여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웅제약의 이 같은 정보 획득 방식은 과거보다 진화한 것이다. 과거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인맥을 동원해 의사 등으로부터 처방 통계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의사들의 통계 제공을 리베이트 수수 혐의의 증거 자료로 활용하자 2016년 대한의사협회는 제약회사에 통계를 제공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ㄱ씨는 “다른 제약회사 영업사원들도 우연히 통계 자료를 보거나 모을 수 있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교육하는 것은 대웅제약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웅제약의 통계 획득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 출신인 이용환 변호사(법무법인 고도)는 “의료법은 ‘누구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탐지하거나 노출·변호 또는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며 “통계 입수 과정에서 환자 개인정보를 열람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도 “획득한 정보가 개인 식별이 가능한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익명 정보만 가져갔더라도 클릭 몇 번만 하면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파악 중”이라면서 “현재 통계 수집은 하지 않으며 관련 교육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 교육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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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7,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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