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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소방수?…"해리스 부통령 자격 갖춰"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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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이 지난 7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의회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야당 대표들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안 협상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이 지난 7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의회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야당 대표들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안 협상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16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내정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의원에 대해 부통령에 임명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상원의원에게 부통령 자격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음모론을 언급하며 논란이 제기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앞서도 메도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투표 연기를 불쑥 언급해 거센 논란을 일으키자 선거 일정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성 발언이 잦아지면서 메도스 비서실장의 소방수로서의 등장도 잦아지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쏟아내고 비서실장은 주워담고

메도스 비서실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상원의원이 미국 영토 출생자만 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헌법 조항을 충족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면서 “그리고 내 생각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이것에 대해 말했다. 이것은 우리가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해리스 상원의원이 부통령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메도스 비서실장은 “그렇다”고 못박았다.

미국 내 일부 우파 논객들은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 아버지와 인도 출신 이민자 어머니 사이에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해 출마 자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비를 하고 있다. 보수 인사인 조시 이스트먼 변호사는 최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 헌법이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해리스 상원의원의 부통령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출생 당시 부모의 이민 자격에 문제가 있었고 이 때문에 해리스 상원의원의 시민권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헌법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명백히 사실과 다르며 오클랜드 태생인 해리스 상원의원의 대통령 또는 부통령 출마 자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스트먼 변호사의 글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나온 관련 질문에 “그(해리스 상원의원)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오늘 들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글을 쓴 변호사는 고도의 자격 요건을 갖춘, 매우 재능있는 변호사”라면서 “나는 그게 맞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민주당이 그가 부통령 후보로 선택되기 전에 점검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어서 피선거권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제기한 ‘버서’(birther) 음모론에 적극 가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게 된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버서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브리핑을 할 때도 해리스 상원의원의 출마자격 관련 질문에 “나는 아는 게 없고, 그에 관한 어떤 걸 읽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의 버서 음모론을 공개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런 의혹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는 식으로 피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이스트먼 변호사)는 훌륭한 변호사라고 말할 수 있고, 그는 그에 관한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에 관해 모르지만 그게 나를 성가시게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상원의원의 출마자격이 없다는 글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음모론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왜 그렇게 말하는가?”라면서 “나는 그것에 대해 모르지만 우리가 추구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상원의원의 출마자격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에 관해 아주 자세하게 들어가지 않았다. 만약 그에게 문제가 있다면 여러분은 그가 조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던진 대선 연기론도 비서실장이 뒷수습

트럼프 대통령이 격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을 불쑥 던졌다가 슬쩍 발을 빼고 메도스 비서실장이 뒷수습을 한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 연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트윗을 불쑥 올렸다. 그는 “보편적 우편 투표(바람직한 부재자 투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가 도입된 2020년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류가 있고 사기 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그것은 미국에 엄청난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면???”이라고 말해 미국 정가를 발칵 뒤집었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 연기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는 “나는 (선거) 연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선거를 하길 원한다”면서 한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쑥 제기했다가 물러선 대선 연기론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자 메도스 비서실장이 나섰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2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1월 3일 선거를 치를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연기 문제를 거론한 것은 우편투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워낙 논쟁적인 언행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논쟁을 뒷수습하는 역할이 맡겨질 수 밖에 없다. 군 장성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존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 및 핵심 측근들과 불화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 뒤 사실상 ‘반트럼프’ 진행으로 돌아섰다.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되레 의혹을 증폭시키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지난 3월 백악관에 입성한 메도스 비서실장은 4선 연방 하원의원 출신이며 보수 성향 공화당 하원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회장을 역임했다. 대선이 다가오고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과 다르거나 거센 논쟁을 일으키는 돌출성 발언을 내놓고 메도스 비서실장이 파장을 제어하기 위해 선을 긋는 행태는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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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7, 2020 at 05:4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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